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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⑤ ‘전망대 벌교꼬막’

입력 : 2014-12-22 15:24:00
수정 : 0000-00-00 00:00:00



맛집탐방 - 성동사거리 ‘전망대 벌교꼬막’



벌교 앞바다 여자만(汝自灣) 갯벌의 찰진 진흙맛이 찐득한 꼬막



 



꼬막 하면 벌교, 벌교 하면 꼬막이다.



중용에 이런 구절이 있다. “ 음식을 먹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맛을 아는 이는 드물다.”



음식을 만들어 파는 식당 주인이야 말로 맛을 아는 이가 아닐런지. 



오늘은 남도의 재료가 고스란히 공수되어 갯벌의 찐득한 짠내가 물씬 풍기는 주막이 있어 저녁만 되면 사람이 북적거리는 벌교 꼬막집을 찾았다. 원래 꼬막 하면 벌교, 벌교 하면 꼬막이다. 전남 보성군 벌교 앞바다의 여자만 갯벌에서 전국 참꼬막의 대부분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 벌교 꼬막을 제일로 치는 것은 여자만의 기름진 갯벌 때문인데 모래와 황토가 섞이지 않은 찰진 진흙 때문이라 한다. 



“벌교가면 주먹 자랑 하지 마라”란 말이 있는데 주인 사장님 모습이 왠지 이 말과 관련(?)되어 보인다. 더구나 미인이신 사모님의 맛깔스런 남도 사투리, ‘겁나게 맛있응께 언넝 들어오쇼’가 꼬막 맛을 더한다. 이 부부는 어찌어찌 하여 이곳 파주에서 식당을 하게 되었는데 둘이서 양념 때문에 티격태격 참으로 많이 싸우기도 했단다. 지금 지나고 보니 사모님 말씀이 백번 옳았다는 것. 



“화학조미료를 일절 넣지 말자.”



그 때문에 시원한 콩나물국에 청양 고추 몇 잎이 얼큰하니 천연 조미료이다. 



 





 



“음식을 먹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맛을 아는 이는 드물다”



벌교 꼬막집은 뭐니뭐니해도 꼬막을 삶아 양념간장에 찍어 먹는 ‘참꼬막찜’이 별미이다. 고향인 벌교에서 어렸을 때부터 꼬막 삶는 법은 절로 익혔고 아무리 주문이 많아 바빠도 꼭 즉석으로 삶아 주어 조갑지를 열면 국물이 조르르 흐르고 입에 넣으면 쫀득하면서 꼬막장맛에 갯내음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식당 벽면에 크게 걸려 있는 갯벌 사진 속 바닷가에 앉았는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서대찜은 가끔 저녁 밥반찬으로 일품이다. 큰 접시에 늘 2마리가 나오는데 얼마나 잘 기술적으로 쪘는지 서대살이 감자떡처럼 맑고 투명하다. 그 위에 청양 홍고추, 마늘, 파 송송 썰어 고추양념장 끼얹어 뜨거운 밥반찬으로 먹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이 찜 하나로 저녁식사가 훌륭해진다. 철에 따라 전어, 문어, 낙지 등도 풋풋하게 살아 있어 늘 연하고 부드러워 단맛이 돈다. 



 



우연히 맨하탄에서 안소니퀸을 만나다.



여기에 가끔 특별 서비스가 등장한다. 재수 좋으면 박찬욱 감독, 영화배우 송광호, 신하균, 차인표 등 연예인들이 자주 와서 멋쩍게 인사도 건네는 것. 연예인과 대고 술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특별 서비스가 아니고 무엇이랴. 그 옛날 맨하탄에서 멕시코 식당을 갔는데 마침 안소니 퀸이 젊은 부인과 아이랑 식사하고 있었다. 그 장면이 그림처럼 머리에 남아있다. 그런 추억이 만들어질지도 모를 일.  



 





 



얼마나 경제적인가 파주에서 벌교 꼬막을…… 



이  ‘전망대 벌교꼬막’의 꼬막 공수는 주인장 몫. 매주 3일은 김포공항으로 나머지 4일은 고속버스 터미널로 하루도 빠짐없이 다니신다니 그 정성으로도 꼬막 맛이 안 날 수 없다. 



지금부터 제철 꼬막 먹고, 아니 벌교 꼬막 먹고 힘 자랑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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